우아한 테크 세미나, 한기용님의 '글로벌 개발자로 성장하는 법'을 보고 개인적인 생각과 함께 정리한 글입니다.
간략하게 한기용님에 대해 설명하자면,
한기용님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 학석사를 마치고, 삼성전자, 실리콘 밸리의 기업, 야후를 거쳐 현재는 'UpZen'의 창업자로서 커리어 코칭을 하고 계시다. 10여개 이상의 크고 작은 기업에서 몸 담으며 겪은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당일 세미나를 진행하셨다.
1부(글로벌 개발자로 성장하는 법)와 2부(고민상담 코너)로 진행된 세미나를 정리하며 느낀 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부: 글로벌 개발자로 성장하는 법
커리어 전반에는, 전반적으로 최신 기술에 대해 알지 못하면 뒤쳐지는 것과 같은 불안감이 있었다.
- 이 시기, 야후에서 리더를 맡고 좋은 매니저들을 만나며, '명확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 좋은 리더임을 깨달았다.
- 실리콘 밸리는 기술보다 결과 지향적이다. (개발자로서 내가 어떤 기술을 알고 있느냐보다 내가 어떤 임팩트를 낸 사람인가에 포커스)
- 그럼에도, 인생의 약 30년을 한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리더를 맡아 개발보다는 팀 리딩을 하다보니 불안함이 있는 시기였다.
커리어 후반에는, 대기업보다는 작은 회사가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해 두 개의 스타트업을 다녔다.
- 커리어의 어느 시점에는 리더가 될지, 전문가가 될지를 선택해야한다. (유데미에서 데이터팀 매니징하며 깨달은 부분)
- 전문가는 '좁은 분야를 깊게 파고 들어가는 것' ('내가 모든 것을 알아야만 한다'는 전문가 Trap에 빠질 수 있다.)
- 리더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를 뽑아서 그 전문가들과 함께 한 방향으로 뛰어가는 것'
내 앞에 시간이 얼마 없다고 느껴지더라도, 커리어를 긴 호흡으로 바라보며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에게 맞는 환경은 어디인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한다.
현실적으로 커리어 굴곡이 많을지라도 커리어를 zoom out해 멀리서 봤을 때, 다음과 같이 우측 상향으로 올라가고 있다면 충분하다.
순간순간, 내가 원하는 것도 아닌데 '연봉을 더 많이 주니까', '좀 더 안정적이니까' 등의 이유만으로 커리어를 선택하면 커리어 후반에 고꾸라질 수 있다. 오히려, 커리어 앞단에 좌충우돌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걸 해본 사람들이 커리어 후반을 훨씬 더 잘 살고 있다.
실리콘 밸리의 개발자와 한국의 개발자는 실질적으로 능력의 차이가 크지 않다.
안전 지향적이고 실패에 부정적인 환경보다 실패로부터 성장을 장려하는 환경의 차이로부터 커리어 방향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한국과 다른 실리콘 밸리의 환경
-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 실패를 장려한다.
- 남과 비교하지 않는다.
한국과 실리콘 밸리의 개발자 차이점
1. 기술 지향적이냐 결과 지향적이냐?
한국의 많은 개발자들은 새로운 기술에 목숨걸고, 뒤쳐지기 싫어서 조바심을 낸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전문성을 쌓고, 커리어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가고자 한다. 하지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서 이건 사실상 매우 피곤한 일이다. 실리콘 밸리의 대다수의 개발자들은 내가 있는 곳에서 어떻게 'impact'를 낼까?에 포커스를 둔다. 내가 어떤 결과를 내는데 필요한 기술에 파고들지 새로운 기술을 무조건적으로 따라가지 않는다.
한국은 매니저가 되길 두려워한다. 한국에서는 매니저를 하면 개발에서 멀어진다고 생각한다. 결과 지향적인 관점에서 보면, 때로는 개발을, 때로는 매니징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반면, 실리콘 밸리의 개발자들은 어떤 공헌을 하면 결과를 낼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잠시 개발을 멈추고 매니징을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2. 시간관리
'내가 무슨 일을 하는데 시간을 쓰고 있는가?'를 주기적으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테이블을 하나 만들어서, 내가 하고 있는 업무를 리스트업하고 각 업무에 사용하고 있는 시간을 체크한다. 업무별로 우선순위를 '상중하'로 표기하고,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 있는지도 '상중하'로 확인해본다. 결과적으로 해당 테이블을 통해 가치가 나오는 업무에 더 시간을 써야 한다. 또한, 미팅이 산발적으로 생기면 인터럽트가 생기기 때문에 몰두할 수 있는 '뭉텅이 시간'을 확보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조직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3. 공헌하기
내가 생각하는 공헌이 아닌, 회사 및 내 매니저가 생각하는 공헌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내가 업무를 판단하지 말고, 나에게 업무를 준 사람의 관점에서 업무를 판단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소통의 중요성)
4. 우선순위
우선순위를 정하면, 우선순위가 높은 일에 집중해야 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소 하던 일은 하던대로 하면서 우선순위에 잡힌 업무도 추가적으로 하려고 한다. 매 시기 하지 않을 일(우선순위가 낮은 일)도 조직적으로 이야기 하여 제외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적으로도, FOMO(Fear Of Missing Out)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5. 행동하기
공부만 하고 행동에 옮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필요한 것을 공부하는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바로 사용할 수 있고, 기억에 남기 때문이다. 조바심에 의한 공부는 뿌듯함을 느낄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필요나 호기심에 의한 학습은 괜찮다.)
또한, 내가 어떤 것을 할 때 도전을 지지해주는 사람의 유무 역시 중요하다.
요약
남과 비교하지 않기
- 나이 생각하지 않기
큰 꿈을 갖되, 하루하루 충실하기
- 남이 아닌 나에 집중하기
- 맞는 환경에서 현재에 집중하기
맞는 공헌에 집중하기
- 기술 지향 << 결과 지향: 문제 정의 잘하고 자기 검열하지 않기
- 실패는 실패가 아닌 배움이며 실패없이 성장할 수는 없음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기
- 나를 사랑하기: (불안전한)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2부: 고민상담 코너! 한기용 님께 궁금해요
1. 주니어에서 좋은 중니어로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 지 궁금합니다.
주니어는 처음에 모르는 게 많을 수 밖에 없다. 완벽한 주니어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것을 가르쳐줬을 때, 똑같은 질문을 하지 않고 동일한 문제를 반복해서 발생시키지 않는 사람이 좋은 주니어다. '피드백을 잘 습득하고, 어떻게 하면 내가 똑같은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지' 초점을 맞춰보길 바란다.
2. 회사 내 고년차 시니어 엔지니어의 역할, 진로(실무, 관리)에 대해 조언을 얻고 싶습니다.
시니어 엔지니어는 기본적으로 문제해결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 문제 해결을 개인적인 개인기로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다른 시니어 및 주니어들과 같이 문제 해결함으로써 영향력을 갖는 사람이 돼야 한다. (여기서 영향력은 예를 들어, 주니어들의 코드 리뷰를 잘해주고, 면접관으로 활동하는 것 등 여러가지가 있다.)
실무를 할지, 관리를 할지는 본인이 하고 싶은 걸 선택하면 된다. 다만, 남의 의견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
+ 현재 처한 환경에서 더 잘할 수 없다고 판단돼, 환경을 바꾸자 할 때 다음 조직이 좋은 조직 문화를 가진 곳임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나 힌트가 있으실까요?
내가 계속해서 좋은 평판을 가지고 일을 하면, 지인 추천의 형태로 좋은 기회가 생기게 된다. 커리어 초반에는 내가 가고 싶은 곳에 이력서를 내서 커리어가 이어지겠지만, (내가 만약 잘 살아왔다면) 커리어 중후반에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좋은 기회를 지인으로부터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인이 그 곳에 있기 때문에, 해당 환경에 대해 사전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3. 개발자 커리어를 통해 기술 레벨을 향상시켜야 할지, 팀장직을 선택해서 관리 커리어를 추가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만약, 팀장을 선택한다면 팀원들을 잘 관리할 수 있을지도 고민입니다.
갈림길에 있을 때는, 내가 신뢰하는 매니저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가진 장점을 토대로 매니저의 조언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처음 팀장을 하게 된다면 초기에 많이 헤맬 수 있다. 1년도 해보지 않고, 나는 팀장을 잘 할 수 없는 사람이야라고 섣부른 판단을 하지 말길 바란다. 긴 호흡으로 좌충우돌하며 1년 후에 내가 팀장에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 판단해봐야 한다.
좋은 피드백을 주기 위해서는 불편함과 친해져야 한다. 어려운 대화를 잘할 수 있도록 연습과 실수로부터 성장시켜야 한다.
4. 요즘 LLM의 발전 속도가 정말 무섭다고 실감하고 있습니다. 개발이 가장 빨리 AI로 대체될 수 있는 직군 중 하나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연사님의 의견과 AI에 대응하여 개발자가 자기개발해야 하는 방향성이 궁금합니다.
여러 직군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다들 자기 직군이 AI에 의해 대체된다고 말한다. 개인적으로 다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무서울 정도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지만, 개발자가 없어지기보다 개발자가 일을 하는 모습(방식)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선도하고 모든 것을 이해하겠다기보다, 나는 빠르게 적응하고 따라가겠다가 맞는 스탠스일 것 같다.
(예를 들어, LLM을 모두 다 공부하고 선도한다보다는 내 업무에 어떻게 적용해서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의 관점)
호기심이 아니고서는 신기술을 무조건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내 중심을 잡고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5. 곧 계획중인 출산육아로 커리어가 중단되고 성장이 멈출까봐 두려운데 어떻게 준비하고 맞이해야 할까요?
인생은 너무 길고, 커리어 역시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 커리어가 중요하지만, 인생은 더 중요하다.
당장 걱정이 많을 수 있지만, 남편 및 가족들과 많은 대화를 하며 긴 커리어에서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속도를 잘 조절하길 바란다.
6. 오랜 연차에서 오는 낡음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건강한 커리어의 시작은 나를 사랑하는 거고, 나의 과거를 부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연차를 낡음이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우리가 80까지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질문자가 50이라고 쳐도 아직 30년이 남았고 어떤 행동을 취하기에 늦지 않았다.
7. 최근 들어 개발 인력 시장에 뛰어난 인력들이 많아지고, 전반적으로 다들 수준이 높아진 것 같은데요. 열심히 노력하지만 점점 시장에서 뒤쳐지는 것 같아 걱정이 많습니다. 다른 개발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개발자가 개발만 잘하는 방법 말고, 개발 능력이 부족하더라도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나 그를 뒷받침 해줄만한 커리어는 뭐가 있을까요?
기술 지향적인 질문이다. (프로젝트나 업무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느 정도 기본기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개발자들이 '전문가 Trap'에 빠져서 '나는 개발자니까 개발만 하고 싶어요'의 스탠스를 취하면 프로젝트는 끝까지 성공할 수 없다.
성공하는 프로젝트는 자기 책임 밖으로 나가서 ownership을 가지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이다.
꼭 개발로 승부를 볼 필요도 없고, 개발을 잘하는 사람과 나를 비교할 필요도 없다.
결국은 의사소통 능력,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 좋은 평판, 영향력이 승부를 낸다. 개인기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8. 40대가 되면서 자꾸 불안해 집니다. 새로운 도전을 할 때라고 생각은 하는데 몸이 잘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대기업에 그냥 몸담고 있는게 나은가 아니면 도전을 해야 할까 계속 고민중이고 끝이 안나네요.
시작하는 것도 재주다. 개인 커리어를 놓고 보면, 안 해본 것에 대한 후회가 있지 해본 것에 대한 후회는 남지 않는다.
이 때, 주변에 서포터가 있는지도 굉장히 중요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잘 들어주고, 도전해보길 응원해주는 사람이 많다면 도전하기가 더 쉽기 때문이다.
9. 업무를 하다보면 한 분야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를 동시에 담당하고 진행하게 되는데, 커리어 관점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지 고민이 됩니다.
+ 한 분야의 전문가 되기 vs 이것저것 다 할 줄 아는 능력자 되기. 둘 중 어떤 방향성이 개발자로 일하기에 더 롱런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예를 들어, 데이터팀의 팀장이 되려면 데이터 엔지니어, 사이언스, 분석쪽으로 모두 잘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러면 데이터 엔지니어 업무에서 더 나아가 사이언스 업무도 공부를 해야하는지요.
전자의 질문은 작은 스타트업에서 많이 들어오는 질문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결국 중요한 건, 기술적으로 내가 뭔가를 아느냐 모르냐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문제를 해결했냐 안했냐이다. 전문성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어떤 결과를 내는 것에 포커싱해야 한다.
후자의 질문자는 완벽하게 '전문가 Trap'에 빠져있다. 이 모든 분야를 다 공부할 수 없다. 팀을 리딩하려면 자기보다 똑똑한 사람을 뽑아서 한 방향으로 함께 뛰어갈 생각을 해야지, 내가 이 사람들보다 다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조직에 좋은 사람이 들어올 수 없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보다 환경에 나를 맞추려는 느낌이 너무 강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더 건강한 관점이다.
10. 내 실력과 연봉을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여러 회사에서 인터뷰를 해보다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연봉말고도 중요한 것이 있다. 내가 해보고 싶은 경험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며, 연봉만 가지고 나의 가치를 판단하지 않길 바란다.
11. 일과 건강 특히 정신 건강의 중요성에 대해 잘 알고 계실 것 같아서 그 중요성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해주고 싶으신지 여쭤봅니다.
쉽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남과 자신을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육체적으로도 많이 움직이고,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는 느리게 움직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나를 응원해주는 서포터들과 많이 이야기 나누고,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않은데 일에 너무 몰두하는 것도 좋지 않다.
개인 커리어를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가는 것을 판단해야 한다.
12. 스타트업을 잘 골라 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직접 겪어본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차이를 알려주세요. 기술 스택의 발전에 따라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데 힘들진 않으셨나요?
나와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가능하다면 대기업과 스타트업 모두 다녀보고 직접 판단하는 걸 추천한다.
대기업을 바라보는 잘못된 관점은 마치 대기업에 가면 내 커리어가 완성될 것처럼 착각한다는 것이다. 취업준비를 수능준비하듯이 하지 말아라. 어떤 회사가 내 커리어를 완성시켜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아라. 스타트업을 잘 골라갈 수 있으면 점쟁이다. 기본적으로는 성장할 수 있는 곳을 가되 문화, 매니저가 좋은 곳을 지인추천 형태로 가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13. 미국내 빅테크에서 다니고 있는 친구의 얘기를 들어봤을 때, 유연한 근무환경은 부러운 한편 성과에 대한 부담감, 사내 크고 작은 파티가 잦고 한국보다 적극적이고 외향적이어야 하는 문화에 대한 걱정도 듭니다. 모든게 익숙하고 예측가능한 곳을 떠나 낯선 환경에 하나부터 열까지 적응해야 하는 점과 (부수적일 수는 있으나) 요즘 급격히 안좋아진 캘리포니아 치안에 대한 불안함도 있구요.급여는 높지만 물가도 한국의 2~3배 이상이라서 수입이 정말 늘어나는 걸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2024년에 개발자로서 미국 기업에 도전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너무 막연히 생각하거나 걱정하는 지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치안 문제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극히 일부지역만 해당된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문제 없다. 적극적이고 외향적이어야 하는 문화가 있지만, 다양성이 인정되는 환경이다. 기회가 생기면 꼭 시도해보라고 하고 싶다.
14. 연사님, 안녕하세요. 4년차 개발자입니다. 영어엔 줄곧 자신감이 있어서 해외취업을 고려중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바로 '생활'입니다. 저는 휴가내고 코딩하고, 주말에도 코딩할 정도로 개발을 너무 좋아하는데요. 이러다보니 직장 외 외부 생활은 단절한채 고립되어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제가 해외로 나가게 된다면 지독한 향수병을 겪게될게 분명합니다. 연사님께서 모든게 다른 타국땅에서 이렇게 적응하셨는지, 타국생활에서 겪게 되는 고독함에 어떻게 대처하셨는지 알고 싶습니다.
직접 해외로 나가서, 어떤 사람을 만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한국과는 다른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직접 만나보면 또 달라질 수 있다.
개인적인 회고
세미나를 들으며, 머리를 한대 쎄게 맞은 것처럼 나를 되돌아보게 됐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면서도, 나는 남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항상 날 향해 채찍질해왔다.
어느 순간 만들어보고 싶은 것을 개발하기보다,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도움이 될 기술 스택을 쌓기에 급급하며 하루 하루를 '자기개발'로 포장한 '자기착취'의 시간을 보내왔던 것 같다. 연이은 실패로 인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내 중심이 흔들릴 때는, 자기 혐오에 빠지기도 하고 후회하기도 했지만 결국 내 주변엔 항상 너무 소중한 서포터가 많았다. 이제는 언제나 나의 선택을 응원해주고, 실패에도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인생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려고 한다. 부족한 나를 인정하고,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 온 나를 안아주고 현재에 집중하자.
인생은 너무도 길어서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달릴 때도 있다고 한다.
30년 가까운 인생 하루 아침에 바뀔 순 없겠지만 계속해서 실패로부터 방향을 잃지 않고, 비우고 쉬기도 하며 나를 사랑하려고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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